공생인간

'2012/02'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2/19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2. 2012/02/07 ‘불쌍한 천재’ 스티브 잡스

요즘 제가 고민하는 화두는 어찌보면 좀 무겁습니다. 평등, 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자본주의, 인간 등입니다.

늘 접하고 또 자주 언급하면서도 정작 그 의미에 대해 대로 생각해 보지도 못한 채 지나가고 있다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뽑아든 책이 캐나다인 제임스 랙서가 쓴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민주주의일까요? 올해가 바로 대선과 총선이 한꺼번에 치러지는 정치의 해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늘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민주주의죠. 그래서 궁금해 졌습니다. 과연 민주주의가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저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해 파고들고 싶었지만 이 책은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는 개론서의 성격을 띠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질 수 있는 것도 몇 개 있었죠.

간단히 요약해 민주주의는 국민이 통치하는 제도입니다. ‘국민에 의한 통치’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죠. 그런데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스 아테네 시민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민주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생각한 민주주의는 18세 이상의 성인 남자들만 누릴 수 있었죠. 노예와 여성은 참정권이 없었습니다. 결국 당시 아테네 사람들의 20% 만이 ‘민주주의’를 향유할 수 있었다는 얘깁니다.

이 책에서는 모든 국민이 한 표씩 행사해 대표자를 뽑는 정치적 민주주의 외에 경제적 민주주의, 사회적 민주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자본주의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죠. 실제 자본주의는 돈 많은 사람이 권력을 많이 갖는 ‘비민주적’ 제도라고 주장합니다. 자본가가 토지 소유자, 그리고 임금 및 봉급 생활자의 희생을 담보로 자본을 통제함으로써 사회를 지배할 수 있는 특권을 차지한다는 거죠.

저자가 제기한 문제 가운데 흥미롭게 느낀 건 과연 개인은 국민 다수가 뽑은 정부에 저항할 권리가 있는가 하는 겁니다.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을 언급하면서 개인은 국가 정책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믿을 때 국가에 저항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이 선출한 정부가 통치하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책 전반적인 내용은 좀 지루한 데 유시민 씨가 쓴 책 추천사에서 공감할 만한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유시민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최선의 정치제도인가?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것 말고 우리에게 무엇이 있는가? 역시 대답하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최선의 결과를 보장하는 제도라기보다는 누가 권력을 장악하든 악을 저지르기 어렵게 만드는 제도에 가깝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구절입니다.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투표할 때 이 구절을 맘에 꼭 새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쫄지마, 아저씨!" - 남자의 물건을 읽고  (0) 2012/05/01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0) 2012/02/19
‘불쌍한 천재’ 스티브 잡스  (0) 2012/02/07
Posted by 공생인간

 지난해 말 스티브 잡스 전기를 집어들었습니다. 영문판이었습니다. 책 두께에 놀라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 맘 잡고 읽어보고 싶다는 오기가 들었습니다. 결론은 읽기를 잘 했다는 겁니다.

이 책을 읽은 뒤 든 생각…과연 착한 CEO는 성공할 수 없을까?

 

스티브 잡스는 직원들 앞에서 fuck 혹은 shit 같은 쌍욕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A급 직원만 필요하다며 B급 아니 A 마이너스급 직원들도 필요없다고 한 인물입니다.

 

이런 잡스의 성격을 못 이기고 그만둔 사람들도 부지기수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잡스의 ‘독설경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였습니다.

 

책을 읽고난 뒤 왜 애플의 아이폰 AS 정책이 그 따위가 됐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또 왜 아이폰은 ‘전화 기능 빼고는’ 다 좋은지, 외부에서 다운받은 음악 파일을 아이폰에 집어넣는 일이 왜 그렇게 귀찮은지 등등..

 

결론부터 말하면 잡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싶어했습니다.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배터리를 갈기 위해 아이폰을 분해하는 게 싫었고 다른 데서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쉽게 아이폰에 넣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던 겁니다.

 

스티브 잡스와 동갑인 빌 게이츠는 이런 면에서는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윈도우가 그 경우죠. 어느 회사가 만든 컴퓨터든지 간에 윈도우는 ‘대체적으로 잘’ 돌아갑니다. 잡스는 그게 싫었죠. 오직 애플 컴퓨터만을 위한 운영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대체적으로 잘’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완벽하게 환상적인’ 프로그램을 원했던 겁니다.

 

잡스는 빌 게이츠의 ‘오픈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항상 게이츠를 ‘베끼는 사람’이라고 비꼬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잡스가 췌장암에 걸려 죽기 직전 서로의 경영스타일을 인정하며 화해하기도 합니다.

 

잡스는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고 ‘예술’을 한다고 여겼습니다. 이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은 부품 배열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고 난 뒤 속에 들어가 있는 부품 뒷면에 제품 디자이너들의 서명을 새겨넣게 했습니다. 마치 멋진 동양화에 낙관을 찍는 것처럼 말이죠.

 

이 책에는 잡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애플 CEO가 되고 난 뒤 자기 맘대로 일이 안 풀리면 임원들 앞에서 ‘엉엉’ 소리를 내가며 울었다고 합니다. 20대부터 과일 등 채식주의자로 살아온 잡스가 육식위주의 식생활을 할 때 걸리기 쉬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건 아이러니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아하는 고기, 맘껏 먹을 랍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쫄지마, 아저씨!" - 남자의 물건을 읽고  (0) 2012/05/01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0) 2012/02/19
‘불쌍한 천재’ 스티브 잡스  (0) 2012/02/07
Posted by 공생인간